김선두(KIM Sundoo)는 다각적인 실험을 시도하며 한국화의 지평을 넓히고 있다. 그는 촘촘하고 튼튼한 장지(壯紙)에 분채를 여러 차례 중첩하여 색을 우려내는 장지 기법을 사용해 작품에 깊이감을 더한다. 또한 동양화의 전통 기법을 현대의 감각과 결합하여 독자적인 화풍을 만들어내며, 한국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김선두는 고요하고도 강렬한 색채로 자연의 섬세한 아름다움을 전시장에 펼쳐 놓는다. 수십 번 덧칠함으로써 색이 장지에 깊게 스며들고 발색이 극대화되어 보는 순간에 몰입감을 갖게 한다. 그의 작업은 단순히 자연의 아름다움을 포착하는 것을 넘어서, 인간과 자연의 관계, 그리고 삶과 예술에 대한 깊은 고민을 담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자연 풍경을 담은 작품 외에도 운동 선수나 시인 등의 인물을 그린 〈아름다운 시절〉 연작이 함께 소개된다. 이 연작은 각 인물의 꿈과 목표, 그리고 성취의 순간 뒤에 남는 허망함과 공허함을 시적으로 표현한다. 생명과 죽음, 희망과 절망, 아름다움과 허망함이 교차되며, 관객들에게 삶의 본질에 대한 성찰을 유도한다.